 |
| ▲ 장흥동학 기념사업회는 앞으로 장흥동학의 학술적인 조명사업을 비롯해서 각종 기념사업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
|
'장흥동학' , 기념사업·재조명 본격 추진된다
'위란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봉기했다가 일본과 연합한 관군의 힘에 미치지 못하여 참담하게 쓰러져 갔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은 일경(日警)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궁벽의 산 속으로 달아나 숨어살았고, 그들의 후예들도 음지를 떠돌며 간신히 목숨이나마 연명해왔다. '비적', '역적'의 후예로 불리며 그 '가혹한 운명'을 한하며 눈물로 지새워온 날이 얼마였던가. '
그 동학농민군의 후예들이 이제 비로서 밝은 대낮으로 걸어 나왔다. 물론 그들의 가슴에는 그동안 저승에서도 '비적(匪賊)'이란 누명을 뒤집어쓴 채 영계(靈界)를 떠돌던 선령들의 밝은 웃음을 떠안 채 였다.
2004년 2월 27일, 오후 3시, 군미회관 '장흥 동학농민전쟁 기념사업회' 장. 엄숙하게 치러진 대회 이후 밖에서 치러진 다과회에서 참석했던 유족들은 만면이 웃음으로 환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그동안 행정당국의 무성의, 군민들의 무관심으로 장흥동학은 철저히 외면당해왔다. 정읍의 경우 동학기념사업에 그동안 1천억원 이상의 투입되었고, 지난 해만도 393억원의 예산이 집행되었다"다면서 군당국과 정치권 인사들을 간접적으로 질타했던 유족히장 이종찬(76)씨의 얼굴도 만면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좀처럼 관내 행사장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은 '동학제'의 작가 한승원씨도 매실음료에 소주를 타 마시면서 손님들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이날 한승원 작가는, '제 자신도 장흥동학의 한 뿌리여서 축사할 처지가 아니다'고 전제하고 '한마디 제언을 하고싶다'면서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장소도, 우리의 발자국마다 우리 선조들이 숨져갔던 그 역사의 현장이므로 우리는 우리 선인들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어떻게 그 빛을 갚을 것이냐, 하는 톱날의식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선생은 이날 많은 이야기를 했다. 최근 들어 지역의 이기주의로 나야할 길이 엉뚱한 곳으로 나는 일이며, 정남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일이며, 남들에게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을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아직도 동학군과 수성군의 후예들이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숭고한 희생의 삶을 살다가신 선인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광정하고 너그러워지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중학교 다닐 때 3.1 운동 당시 장흥에서 만세운동이 없었다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후에 알고 보니 동학의 뿌리가 너무 깊어서, 동학 최후의 격전지로서 너무 깊이 뿌리까지 다 파버려서 3.1운동 때 만세 부를 에너지를 다 소진해 버려서 만세부를 여력이 없었던 것"이라면서 "그런 일마저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어 그는 동학의 후예로서 그 빚을 갚기 위해 소설 '동학제'를 썼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날 기념사업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장흥동학은 전봉준 장군의 체포 후 벌어진 장흥 석대전투가 "패배가 예정된 한판의 승부를 통해 동학 농민군 최후의 자존심을 지켰던 것"이라고 그 역사적 의미를 규정했다.
아직도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장흥동학의 석대전투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정읍의 황토현 전투, 공주 우금치 전투와 함께 동학 3대전투로 일컬어질 만큼 중요한 역사적 비중을 갖는 전투이다. 바로 이러한 장흥동학의 재조명운동이며 기념사업들이 앞으로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이날 창립대회에 앞서 가진 창립총회에서 김현국 장흥농민회장을 상임대표로 선임했으며, 12개 참여단체 대표들로 공동대표진을 구성했다.
|
)
